해외놀이터 입장





국내 감염 속도도 빨라졌다. 총 감염자 15명 가운데 11명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4일간에 확진판결을 받았다. 2·3차 감염자가 발생한 데다 ‘무증상 전파’ 가능성마저 엄존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확산 방지책 마련이 절실하다. 우한에서 입국해 격리생활 중인 교민 701명 가운데에는 확진환자가 한 명에 그쳐 일단 발등의 불은 껐다. 앞으로의 과제는 확진자 15명이 거쳐간 서울, 경기, 충남, 전북, 강원, 제주 지역의 감염을 어떻게 차단하느냐는 점이다. 지역 접촉자로 의심되는 이들의 자진 신고와 검역이 필요하다. 이제 국경 검역이나 감염병 국내 유입 차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4일 시행되는 우한 체류 외국인 입국제한조치만으로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광범위한 지역 확산에 대비해 2차 대응책(플랜 B)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3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달성, 흔들리지 않는 무역강국의 입지를 구축했다”고 자찬했다. 수출물량 증가세를 지켜냈고, 미국 등 주력시장 점유율과 신남방·북방 지역 수출도 확대됐다고 했다. 전기·수소차와 바이오헬스, 2차전지 등이 주력상품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오헬스·2차전지 수출은 163억달러에 그치고, 증가율도 5.7%였다. 신남방 수출규모는 되레 줄었다. 정부가 경제를 제대로 진단하고는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건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내걸고 장외투쟁, 삭발, 단식을 반복하며 국회를 무력화한 한국당의 책임이 크다. 한국당은 그동안 제대로 된 법안 심사나 대안 제시도 없이 무조건 반대만 외쳐왔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사생결단식 정치는 비현실적이고 위험하다. 시민을 대의하는 국회에 한국당만 있는 것도 아니다. 국회법에 따른 합법적인 입법 절차를 방해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옳다. 민주당도 수적 우세만 믿고 밀어붙이는 건 바람직한 집권여당의 자세라 할 수 없다. 선거법은 게임의 룰인 만큼 여야 합의 처리가 최선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선거법 협상이 이뤄진 적은 없다. 일방적으로 선거제도가 변경된다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불복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그야말로 파국이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혐의는 12개다. 두 자녀의 대학·대학원 입시 때 허위 증명서·표창장 등을 제출해 해당기관의 업무를 방해했고, 딸이 받은 장학금 600만원은 뇌물이라고 했다. 차명주식을 보유하고도 신고하지 않았으며, 보고서조작 지시, 노트북 등 증거를 숨겼다고 했다. 검찰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업무방해 등 8개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조 전 장관 가족 비리의혹 수사는 강제수사 126일 만에 마무리됐다.


북한이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외교 원로인 노동당 부위원장(국제담당) 리수용과 자타 공인 미국통 리용호 외무상을 한꺼번에 교체한 것은 상당한 변화이다. 그동안 대미 협상을 주도해온 외교의 양대 축을 동시에 바꾼 것은 외교 원로들의 퇴진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기존 외교라인에 대해 하노이 담판 후 북·미 핵협상 복원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리선권의 외무상 임명이 사실이라면 그 의미는 훨씬 강하다. 군 출신으로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평통을 이끌어온 리선권을 외교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상당한 파격이다. 남북 고위급회담의 북측 단장 등으로 활동한 그는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남측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핀잔을 준 강경파이다. 과거에도 북한에서 외무상 출신이 대남 업무를 관장(허담)하거나 대남 업무를 관장하다가 외무상이 된(백남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외교 경력이 전혀 없는 리선권을 기용한 것은 북·미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후임자들의 당내 비중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불안하다. 외교적 해법의 퇴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한국의 상·하위 10% 임금격차는 4.3배(2018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세계적인 경제석학들은 한국의 노동시장 양극화가 정치, 사회 신뢰를 해쳐 경제활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심상정 대표는 법안 발의 당시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3당 대표 모두가 불평등 해소를 제1과제로 꼽았다”며 “그럼에도 실천은 언제나 말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이제는 실천할 때가 되었다.


정부가 선별적 국고 지원에 반대하는 것은 ‘지방사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한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관할인 도시공원 매입까지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도시공원 조성을 열심히 해온 지방정부와의 형평성 문제까지 발생한다는 이유도 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자체의 재정이 구조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는 데다 지자체 간 격차가 큰 현실에 눈을 감은 형식논리이자 탁상행정일 뿐이다.


직제개편으로 전국 검찰청에서 공공수사부 5곳·전담범죄수사부 4곳·반부패수사부 2곳·외사부와 총무부 각 1곳이 폐지된다. 앞서 축소한 특별수사부를 포함하면 직접수사 부서 17곳이 사라지는 것이다. 법무부는 “인권·민생 중심의 검찰로 달라질 것”이라며 “방치해서는 안될 민생사건 처리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옳은 방향이다. 그간 형사·공판부 검사는 인력 부족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 형사부 검사 1명이 매년 1000여건의 민생사건을 처리해야 했고, 공판부 검사는 거의 매일 재판에 매달려야 했다. 직제개편은 이런 불합리를 바로잡는 일이다. 이제라도 수사 처리는 빨라지고 충실한 공소유지로 국민의 권리보장도 한층 강화된다니 반가운 일이다.


두 재판에선 스포츠토토 삼성의 탈법적 노무 행위가 총체적으로 단죄됐다. 재판부는 “미전실에서 하달된 연도별 그룹 노사전략 문건과 구체적 방법을 기재한 문건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2013년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폭로한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이 구속력 있는 지침이었음이 6년 만에 인정됐고, 미전실이 무노조 경영 사령탑 역할을 한 죄를 물었다. 노조 움직임이 포착되면 대응TF를 짜서 동향을 감시하고, 표적감사·해고·위장폐업을 통해 와해 공작을 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삼성이 경찰 등에 뒷돈을 주고 염호석씨 시신을 탈취해 ‘노동조합장’을 ‘가족장’으로 바꾼 일도 처벌됐다. 삼성을 편든 노동부, ‘S문건’ 수사를 덮었던 검찰, 탈법을 도운 경찰의 민낯이 법정에서 모두 베일을 벗은 셈이다.


일본이 정상외교에 나선다고 해서 우리도 따라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지금 상황에선 소리나지 않게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일 수도 있다. 다만 어떤 방식이건 최근의 중동 긴장이 한·이란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방이 온통 깜깜했다. 좌우 구조물이 희미하게 보일 뿐 바닥은 가늠조차 어려웠다. 석탄 먼지만 쉴 새 없이 휘날렸다.’ 민주노총이 최근 공개한 한국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 석탄발전소의 ‘작업 중 현장’ 모습이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대부분 현장도 노동자들이 손전등에 의지한 채 작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2월10일 김용균 노동자가 숨졌다. 어두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컨베이어벨트 밑에 쌓인 석탄을 긁어모으다 벨트와 롤러에 몸이 끼였기 때문이었다. 조명시설만 있었어도, 도와줄 동료만 있었어도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오늘도 ‘김용균의 현장’은 그대로인 것이다.


국민의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국민소득 감소는 삶의 질 악화로 이어진다. 경제성장은 국민소득의 증가를 이끈다. 국가는 경제성장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위한 재원, 분배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경제성장은 국민소득을 높여 ‘함께 잘사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유용한 방안이다.


정의당은 지난 29일 “상식 밖의 임금불평등이 고착화한 사회에서는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도, 사회통합도 보장할 수 없다”며 “최고임금제를 도입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득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겠다”고 최고임금제 도입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회의원보수산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설 연휴가 끝났다. 여야 정치인들이 전하는 설 연휴 민심을 요약하면 “경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다수 시민이 느끼고 있는 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라고 발표했다. 1980년 석유파동,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견될 정도다. 벌써부터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 목표인 2.4%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체감 경기가 어렵기만 한 시민들에게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는 정부 발표는 딴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서민경제, 체감경기는 악화한 것 같다. 중도층의 정치 불신이 심각하다. 불안하다”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24일 특조위 위원인 김기수 변호사의 첫 출근에 맞춰 사퇴 촉구 시위를 벌였다. 앞서 지난 23일 인사혁신처는 한국당이 추천한 김 변호사를 비상임위원으로 임명통보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특조위에 신청한 김기수 위원 제척기피 신청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특조위 전원위원회는 취소됐다. 특조위 소속 조사관조차 김 위원 반대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위원은 자신이 대표인 인터넷 매체 ‘프리덤뉴스’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몰아가고 모든 진상조사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보도를 계속해와 유가족들로부터 ‘2차 가해자’라는 비난을 자초한 인물이다. 유가족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학혁신 방안에는 이밖에도 회계 부정 방지를 위한 회계 투명성 제고, 사무직원 공개 채용 등 운영의 공공성 확대, 사립학교 교원의 권리보호 지원 방안 등이 두루 담겼다. 사학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학 설립자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비리 임원을 퇴출해 족벌경영을 차단해야 한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이사 정수의 4분의 1을 개방이사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립적인 외부 인사를 참여시키자는 도입취지와 달리 개방이사조차 설립자나 임원의 친·인척으로 채워지는 사례가 많아 이사회가 사학비리의 온상이 되곤 했다. 교육부는 임원의 비리 척결을 위해 1000만원 이상 횡령·배임 임원 즉시 퇴출, 임원 간 친족관계 공시, 이사회 회의록 공개 기간 연장(3개월→1년)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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